2026년 7월, 한국리츠협회가 발표한 상장리츠 시장 현황을 보면 눈을 의심하게 되는 숫자들이 나온다. 전체 23개 상장리츠 종목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30%를 넘는 종목이 두 곳, 20%대가 두 곳, 그리고 15개 종목이 8%를 웃돈다. 은행 예금 금리의 몇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같은 ‘배당수익률’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종목마다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숫자, 다른 이야기
배당수익률은 ‘연간 주당 배당금 ÷ 현재 주가’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계산된다. 문제는 이 공식의 분자와 분모 중 어느 쪽이 움직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정리한 바로는, 2026년 현재 K리츠의 고배당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임대수익이 실제로 만들어낸 배당이다. 편입 자산의 임대료가 꾸준히 들어오고, 그 수익을 성실하게 배당한 결과 8~10%대 수익률이 나오는 경우다. 둘째는 일회성 특별배당이 반영된 수치다. 자산 매각 차익 같은 일시적 이익이 그 해에만 배당에 포함되면서 수익률이 튀어 오르는 경우로, 다음 해에는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가장 주의해야 할 유형인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 공식의 분모가 작아져 수익률이 착시처럼 높아 보이는 경우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시장 전체에 남긴 그림자
세 번째 유형을 이해하려면, 2026년 상반기 리츠 시장을 뒤흔든 사건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벨기에 정부청사와 미국 의료노조 건물을 자산으로 담고 있던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국내 상장리츠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사건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건물 가치는 약 2조 778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1조 7,00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었고, 임대료도 제때 들어오고 있었다. 문제는 자금조달 구조에 있었다. 유로화 표시 자산에 대한 환헤지 계약의 정산금이 환율 급등과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계속 회사채를 발행하다 결국 담보인정비율(LTV) 조건을 건드리는 ‘캐시트랩’ 조항이 발동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 사태를 두고 사업성 자체가 아니라 자금조달 구조와 조건이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한 복합적인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4월 말 기준 국내 상장리츠 전체가 시가총액 가중평균 5.6% 하락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한화리츠가 10.02%,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9.85%, 롯데리츠가 8.11% 하락하며 낙폭이 특히 컸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만 투자해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른바 ‘대기업 스폰서형’ 리츠들까지 동반 하락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개별 종목의 문제를 넘어 리츠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가 빠지면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 보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앞서 말한 ‘착시 효과’가 등장한다. 배당금 자체는 그대로인데 주가가 급락하면, 배당수익률 공식상으로는 수익률이 오히려 상승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번 상반기 급락장을 거치며 일부 해외 자산 편입 리츠의 표면 배당수익률이 크게 뛰어오른 사례가 관찰됐다. 20~30%대의 이례적인 수익률 중 상당수가 이런 주가 하락의 결과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소형·저유동성 종목은 별도로 봐야 한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 주의할 부분이 있다. 거래량이 극히 적은 소형 관리종목의 경우, 몇 건의 거래만으로도 배당수익률 수치 자체가 크게 왜곡되어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종목은 표면적인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반드시 공식 공시자료를 통해 실제 배당 이력과 자산 현황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정책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
이런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리츠 시장을 육성하려는 정책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경제성장전략에는 상장리츠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 추진 방안이 담겼고, 한국리츠협회는 지난 7월 배당소득 2,000만원 이하 구간에 9% 분리과세를 적용해달라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세제 혜택이 어떤 형태로 최종 확정되느냐에 따라, 지금의 혼란스러운 고배당 국면이 오히려 진입 기회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결국 투자자가 해야 할 일
정리하자면, 2026년 K리츠 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접근이다. 관심 있는 종목의 배당수익률을 발견했다면, 그것이 임대수익형인지, 특별배당형인지, 아니면 주가 하락형인지부터 구분하는 작업이 먼저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분기·사업보고서에서 배당의 재원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최근 주가 흐름에 어떤 이벤트가 있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리하며
리츠는 여전히 소액으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며 배당을 추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다만 2026년처럼 시장이 요동치는 시기에는, 표면적인 배당수익률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를 읽어내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화려한 숫자보다 그 숫자가 만들어진 배경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한다.
본 글은 2026년 7월 한국리츠협회 발표 자료 및 관련 언론보도를 참고해 작성한 시황 분석 정보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개별 종목의 최신 배당 현황과 재무 상태는 반드시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 공식 자료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